서울케이뉴스

급하면 돌아가라 / 전종문 목사, 시인, 수필가

조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24/07/22 [14:05]

급하면 돌아가라 / 전종문 목사, 시인, 수필가

조기홍 기자 | 입력 : 2024/07/22 [14:05]






급하면 돌아가라

 

전종문

 

 

 

모든 일은 사안에 따라 서둘러야 하는 일도 있고 조금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다. 일반적으로 하는 일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잠시 쉬면서 추이를 지켜보기를 권장하는 경우가 있다. 서둘러서 실수하거나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급하면 돌아가라는 속담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마음가짐에 도움을 주는 교훈이다.

 

물은 흐르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다른 물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든지 장애물을 돌아서 가던 길을 간다. 서두른다고 당장 진전이 없으니 그냥 기다리며 힘을 모으고 기회를 찾는 것이다. 그러면서 흐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물의 성품이다.

 

 그 외에도 물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많이 준다. 도덕경(道德經)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해석을 덧붙이면 가장 선한 사람은 물과 같은 본성을 지닌다라고 할 수 있다. 노자(老子)의 사상에서 물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고상한 것으로 본다. 최고의 이상적 경지로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물은 상황에 따라 한없이 변하지만 본질은 절대로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인생을 산다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상선약수가 되는 물의 본성을 생각해 보자. 첫째로 물은 낮은 데로 흐르고 낮은 곳에 머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겸손의 덕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높은 자리, 높은 위치를 선호하며 추구하지 않는가.

 

 둘째 물은 흐르다가 길이 막히면 멈추고 잠시 머물다 흐를 때가 되면 다시 흐른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안다는 것이다. 나아갈 때 나아가지 않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아 실기하면 인격과 명예에 손상을 입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물은 흐르면서 다른 모든 물을 받아들인다. 화합이다. 그리고 모든 물을 포용하는 곳이 바다다. 넓은 마음이다.

 

 넷째 물은 앞다투어 자리를 탐하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흐른다. 조급히 여기지 않고 서로 이끌어 주며 함께 가는 것이다.

  

다섯째 물은 부족하면 채우고 넘치면 흘려보낸다. 부족하면 채울 줄 알고 넘치면 받은 만큼 나누는 것이다. 채우려고만 하여 쌓아 놓는 사람의 욕심과는 다르다.

 

여섯째 물은 그릇을 탓하지 않는다. 그릇이 크든 작든, 모양이 둥글든 사각형이든 그릇에 자기를 맞춘다. 그렇다.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조건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살다 보면 어떤 종류든 장애를 만나게 된다. 피할 수 없는 것이 길을 막는 장애다. 물은 흐르다가 장애를 만나면 다른 물이 모여질 때까지 기다리든지 다른 쪽으로 돌아간다. 어려운 일을 만나도 절대로 낙심하거나 불평하거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돌아가는 융통성도 있고 서로 보듬고 가려 하는 포용력도 있다.

 

 

 

약력
1. 한국문인협회 회원
2.창조문예문인회회장 역임
3.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회장 역임
4.총신문학회 회장 역임
5. 숨문학 작가협회 회장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